삶은교회 개척기

예배는 삶으로 완성되고, 삶은 사람을 정의한다.

사역보고 및 기도편지

CCM밴드 창단사역 경과보고

시소대디 2022. 10. 18. 23:18

할렐루야- 우리 생명의 이유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합니다.
시소네 가족은 여전히 자잘하고도 치열하게 이곳 세종에 적응하면서 작지만 의미있는 한걸음을 떼어가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이 공간을 통해 나누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지만, 일일이 쓰기 벅찰 정도로 정신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듬성듬성 전하는 소식들에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이 공간을 찾아주시는 이름모를 중보자들께, 내지는 저의 강요(?)와 압박(?)을 통해 이곳에 접속하는 분들께, 의문의 알고리즘에 이끌려 이곳에 흘러들어와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이유가 어찌됐건 이 기도편지로 연결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제게 베푸신 은혜의 갑절이 넘쳐나길 축복합니다. 이와 동시에 가장 첫번째 중보기도 편지에 나누었던 기도제목인 CCM밴드 창단 사역에 조그마한 발전이 있었기에 보고드리며 중보 부탁을 드리고자 자판에 손을 얹었습니다.


언뜻 보면 앰프, 하지만 정체는 냉장고..! 쥔장님의 센스와 애정이 엿보이는 해외파 워너비 아이템

1. 맨 땅에 헤딩하다.

계속적인 제 간증이자 자랑거리이지만, 일면식도 연고도 없는 세종에 와서 나름대로의 몸부림으로 선택했던 접촉지점이 '음악'과 '밴드'였습니다. 저 역시도 한 사람의 '성도'로서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외부적인 압력이나 부담이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십대시절 친구들과 함께 펑크록밴드, CCM밴드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다녔던 기억을 떠올렸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들을 강구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많은 시도들의 결과로 '세종시직장인밴드'라고 하는 네이버 카페를 알게 되었고, 이 카페를 중심으로 많은 직장인 밴드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후에 이 동호회가 이곳 세종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동호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카페를 알게 되고 얼마간 고민을 하다가 더 이상 계산으로 예상할 수 없는 일들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인연에 대한 설렘과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기대, 맨 땅에 헤딩하는 무모함, 이 모든 감정들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마음으로 무작정 동호회에 CCM 밴드를 창단하자는 글을 호기롭게 올렸습니다.

2. 이어지는 만남들과 예기치 못한 어려움

글을 올리면서도 스스로 실소를 머금었던 것이, 아직 서울에서의 제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성도님들께 사임 소식이 흘러갈까 조심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아무리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의 인터넷 커뮤니티라고 하지만 제 자신에 대한 소개가 제한되었습니다. 될대로 되라지 싶은 마음으로 간단히 제 상황을 설명하고는 이름도, 소속도 밝히지 않은채로 글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후 제 글에 반응해서 만남의 자리까지 나와주신 모든 분들께,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여러차례 드렸더랬습니다) 감사하게도 믿을 것 없는 제 글을 신뢰해주시고 여러 분들이 연락을 주셨고, 연락을 주신 모든 분들과 약속을 잡고 사방팔방으로 만나러 다녔습니다. 이게 9월 한달간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처음으로 만나뵀던 분이 59년생(열정!)이신데, 두번째로 만난분이 83년생이셨습니다. 이 두분의 생년으로 대표되는 세대의 간극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는 늘 소위 젊은이라는 친구들과 함께 사역을 해왔기에 당연스레 저와 비슷한 연배 내지는 더 어린 친구들이 모일거라고 예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이대로 선착순 처럼 팀을 이루게 되면 겪게될 어려움이 예상되었고, 거의 적중할 어려움을 끌어안은채로 일을 진행할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믿을 것 없는 제 글에 반응하여 나와 주신 어느 한 쪽을 포기한다는 것 또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3. 두 개의 밴드로

ENFP의 폐단인건지, 무식해서 용감한건지, 안해봐서 모르는건지, 여튼 제게 가장 중요한건 '사람'과 믿을 것 없는 제게 먼저 신뢰를 주신 분들께 대한 저의 '신의'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될 일만 하고, 어느 한쪽은 에너지 절약하며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배경을 갖고 용단을 내릴만큼 저는 그리 멋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계속해서 망설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 '아, 내가 너무 경솔했나'하는 후회 절반쯤으로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소위 '기성세대'라 불리는 50-60대 장년들도 한때는 '젊은이'였겠지요. 특별히 그분들의 희생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저의 세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참조: 인생은 60부터- 부제: Active Senior), 그분들 역시 아직 젊고 유능하며, 찬양의 열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분들을 향해 품고 계신 하나님의 섭리가 있으시다는 확신 말이지요. 경배와 찬양의 향수를 추억하며, 김광석을 부르고, 들국화를 부르며, 양희은을 동경했던 그 세대. 소리엘을 따라부르고, 송정미와 김석균을 동경했던 그 세대. 부흥을 이끌었고, 추락도 맛봤으며,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모두 경험한 세대. 다음 세대를 위한 무대, 주중예배, 찬양 사역,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사역, 예배, 주중 집회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마치 음악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이 세상 속에서 그들의 무대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기왕에 '판을 까는 사람', Founder가 되겠다고 비전을 취했다면 이분들이 그 대상이 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제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한 결과, 어려운 일인줄 알면서도 세대를 나누어 두개의 팀을 창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강의 설명을 드리고는 30-40대로 이루어진 밴드 하나, 50-60대로 이루어진 밴드 하나 이렇게 두개의 팀을 만들어보자고, 기다릴테니 부담없이 연락달라고 말입니다.

3. 첫 만남, 모두 한 마음이 되다.

그렇게 다시 한번 올린 글에 반응하여, 또 소개해 주시어 파트별로 한분씩을 모두 만나뵈었습니다. 그리고 한 자리에 모시겠으니 나와주십사 하는 초청의 문자를 드리자, 모두 흔쾌한 마음으로 시간을 내주셨고, 각자의 사정을 살피니 주일 저녁밖에 맞지를 않아서 뉴사운드에 양해를 구하고 한 주일을 일찍 정리하고 세종에 내려와 대망의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첫만남이 이루어지는데에는 특별히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한 '아트밸리'라는 이름의 공연장의 사장님이자 '세종시 직장인밴드' 카페의 카페지기님의 도움과 배려가 무척 컸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아트밸리 흥해라! 만세! ^^)

첫 만남을 갖던 날,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한 아트밸리 공연장



사실, 첫 만남을 가지는 그 순간까지도 '누구 한분이라도 안하신다고 하면 어쩌지?', '이 자리에 나오신 이후에 마음이 변하시거나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셔서 다시 멤버가 모자라지면 어쩌지?'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임을 파하고 난 후 각자 개개인의 연락을 드려 최종 의사를 여쭸을 때엔 모두 흔쾌히 함께 하시겠다고 해주시어 시소네 가족의 첫번째 사역 열매로, 이곳 세종에 50-60대로 이루어진 CCM 밴드가 창설되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실명을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이 글의 주인공이 되시는 저를 포함 여섯분의 멤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섭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실력있고 영성 깊은 밴드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

4.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

창단의 기쁨도 잠시, 이제는 정말 실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 밴드에서 그간 주력으로 연주한 것이 아닌 일렉기타를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한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연배로는 막내입니다. ^^; 게다가 직분은 목사니 형님누님들의 성숙함으로 배려를 받지만 일거수 일투족이 조심스럽고 송구할 따름입니다. 당장 곡을 정하고 첫 연습까지 카피와 개인연습을 하시도록 격려하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기념적인 첫만남에 사진도 한장 못 남겼습니다. 다음번 모임, 첫번째 합주 모임 때에는 사진을 한장 남겨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얼른 이 소식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에 초고도 없이 일필휘지 써내려간 기도편지에 한마음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제게 베푸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 친절하심이
이 글을 읽고 기도로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갑절로 넘치기를 축원합니다.

세종을 품고,
시소네 가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