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건만, 홀로서기를 한 것이 무척 오래된 일인 것처럼 익숙하고 외로움이 편안하다. 아주 단순한 일마저도 손 빌릴 이 하나 없고,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홀로서기. 공동체란 그래서 중요한 것인가보다. 그 와중에 내민 도움의 손길의 감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남겨진 숙제를 혼자 해내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이를테면, 이곳을



이렇게 만든다던가,
이전 사진이 없지만 이처럼 밝고 새롭게, 조명기구를 교체한다던가.

이 모든 것을 직접 진행해가는데 있어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부분이다. 이 세상은 경제논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술과 인력을 '구입'해서 사용해야 한다. 내게 있어서는 앞으로 맞이방이 될 주방 바닥을 미장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자 골칫거리였더랬다. 하지만 미장인력을 구하려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도 잘 되어 있겠다, 직접 셀프 미장에 도전했다. 감사하고 다행스럽게도 결과물이 나쁘지 않게 나왔지만 나는 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하고서 만 하루를 꼬박 드러누워 앓았다. 그렇게 하루를 앓고서 다시 나가 마무리를 지으면서 느꼈다.
'아, 이렇게 번 돈으로 헌금하시는 거였구나!'
물론, 그동안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이 외로움과 절박함 속에서 어찌나 뼈에 사무치게 느껴지던지...! 마침 전화가 온 절친 녀석에게 필터링 없이 내 감정을 전했다. '야, 이렇게 고생하고 번 돈으로 헌금했는데 목사가 외제차 사면 나같아도 시험들겠다!' 진심이었다. 하루를 꼬박 콘크리트 먼지가 흩날리는 현장에서 변변한 보호장구도 없이 엉덩이를 깔고 앉아 본드냄새 맡아가며 바닥 타일 시공을 '흉내'내고 돌아오니 드림의 손길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드림의 손길'로 이곳에 파송된 내 삶의 무게가 체감된다.
한동안, 개인적으로 후원의 뜻을 밝혀오던, 그 손길을 내밀어 오던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 대신 전했던 말이 있다. '내가 받는 돈이 아니니, 감사하다는 말보다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대신하마! 꼭 주의 나라 위해, 복음 위해 사용할께!' 진심이다. 내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삶의 무게는 더해졌지만, 정직하고 올곧게 이 물질로 복음을 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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