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진 요즘, 교회의 공예배로서의 새벽예배는 없지만 기도의 자리로 부르심을 받아 새벽마다 예배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시간은 수분에서 십수분씩 들쑥 날쑥이지만, 아무런 강제적인 장치 없이 제법 잘 이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인듯. 아, 자리와 책임이라는게 이렇게 무섭구나 싶다.
그런데, 교회를 향해 오는 길목에 교회 건물을 바라보며 늘 드는 생각이 있다. '어둡다' 그래서 교회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간판 불을 켜게 된다. (우리 교회는 간판 불에 달린 서치?라이트가 주변을 비추게 되어있다. 그래서 나름 가로등 역할도 한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어느날 문득 생각해보니 그 시간 뿐 아니라 날이 좀 어두워질라치면, 간판에 불을 켜는데에 예민하게 신경쓰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왜일까?
그 이유인즉, 교회는 세상의 마지막 희망으로서 어둠이 짙을수록 빛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억지로 의미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꺼진 도로위 함께 잠들어버린 것만 같은 불꺼진 교회는 어딘지 모를 불편감을 준다. 다 잠들어 있어도, 다 어두워있어도, 다 죽어있어도, 교회는 그렇지 않아야되지 않은가!
그저 두서없이, 새벽에 간판 불을 넣으며 간판을 밝히는 불빛이 이 도시의 빛줄기가 되기를 바라며 내 마음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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